전체 글114 영화 HER 리뷰: AI 의존, 고독, 인간관계 전 세계 성인의 약 36%가 심각한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출처: Cigna).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영화 Her가 떠올랐습니다. 2013년에 나온 영화가 2026년을 살아가는 지금 이토록 현실처럼 느껴질 줄은 몰랐습니다.AI 의존: 인공지능은 왜 이렇게 편할까영화 Her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대필 작가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글로 옮기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감정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인물이죠. 그는 OS인 사만다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놓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원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사만다에게 털어놓는 장면은 저도 처음 봤을 때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이 장면이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공감됐다는 게 솔직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2026. 4. 17.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리뷰: 줄거리, 지브리, 지우펀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를 하나만 꼽으라면, 고민 없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선택하겠습니다.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왓챠도 볼 게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 영화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이유가 뭔지 저도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 글에서 줄거리와 함께 제가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한 번 보면 끝나지 않는 줄거리, 이렇게 흘러갑니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1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시 일본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며, 2003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습니다(출처: 아카데미 공식 사이트).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본 게 꽤 어렸을 때였는데, 그 감정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뭔가 지브리 영화에서만 느낄 .. 2026. 4. 17. 영화 알라딘 리뷰: 캐스팅, OST, 디즈니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화 영화 알라딘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1조 원(10억 달러)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 시기에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 유행처럼 번지던 OST만 귀에 익었을 뿐, 정작 영화는 한참 뒤에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OST를 흥얼거리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캐스팅이 만들어낸 실사화의 완성도실사화 영화를 볼 때 가장 먼저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캐스팅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디즈니 실사화 영화에 부정적인 편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본질적으로 라이브 액션(Live Action), 즉 실제 배우와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과장된 표현과 비현실적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배.. 2026. 4. 17.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리뷰: 사춘기, 불안, 자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글을 한 번 다 써놓고 날려먹고 나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결국 다시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1편을 워낙 재밌게 봤던 터라 2편은 망설임 없이 영화관까지 찾아갔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했습니다. 라일리의 사춘기를 보는 내내 제 중학생 시절이 자꾸만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라일리의 사춘기, 새로운 감정들의 등장영화를 예매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의 종류가 많아져서 감정 캐릭터가 늘어나는 게 아닐까 하고요. 실제로 2편에는 불안, 부러움, 당황, 시니컬함 같은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합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분화(emotional differentiation)라고 부릅니다. 감정 분화란 나이가 들면서 막연한 기분 상태에서 벗어나 더 .. 2026. 4. 16. 영화 리얼 스틸 리뷰: 줄거리, 로봇 격투, 속편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얘기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는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어릴 적 리얼 스틸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가 주변 친구들 모두에게 "그게 뭔데?"라는 반응을 들었습니다. 그 서운함이 아직도 생생할 만큼, 이 영화는 저한테 꽤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리얼 스틸 줄거리: 로봇 격투 뒤에 숨은 부자(父子) 이야기리얼 스틸은 단순한 로봇 격투 영화가 아닙니다. 겉으로는 철제 로봇들이 링 위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볼거리지만, 사실 그 중심에는 10년 만에 재회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이 영화에 빠졌던 이유도 로봇이 싸운다는 설정 때문이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이면의 감정선이 훨씬 더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주인공 찰리는 로봇 격투 도박으로 연명하는 무책.. 2026. 4. 15. 영화 1987 리뷰: 시대 재현, 배우 연기, 역사적 의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오랫동안 외면했습니다. 한국사를 공부할 때마다 근현대사 파트가 나오면 책을 덮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일제강점기 다음으로 화가 나는 시대가 바로 1980년대였는데, 그걸 영화로 보면 백 퍼센트 더 분해서 울 것 같다는 게 뻔히 보였습니다. 결국 볼 영화가 없어서 틀었다가, 예상대로 눈물이 줄줄 났습니다. 그런데 화만 난 건 아니었습니다.1987년을 스크린 위에 다시 세운 방법이 영화에서 제가 처음 놀란 건 화면의 질감이었습니다. 요즘 영화들이 크레인이나 스테디캠처럼 카메라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장비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핸드헬드(handheld) 촬영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핸드헬드란 카메라를 삼각대나 장비에 고정하지 않고 촬영자가 직접 손에 들고 찍는 방식.. 2026. 4. 15.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