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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2 리뷰: 액션 연출, 빌런 캐릭터, 몰입감

by 패츠 2026. 5. 1.

범죄도시 2

 

답답한 날엔 무조건 속 시원한 액션 영화를 찾게 됩니다. 며칠 전 범죄도시 1을 봤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이번엔 바로 2편을 골랐습니다. 틀자마자 시작부터 텐션이 확 올라오는 느낌에 '이거다' 싶었습니다. 초반 몇 분 만에 이건 끝까지 간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예감은 끝내 틀리지 않았습니다.

끊기지 않는 액션 연출과 몰입감

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흐름이 한 번도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액션 영화를 보다 보면 클라이맥스 직전에 편집이 튀거나 장면 전환이 어색해서 집중력이 뚝 떨어질 때가 있는데, 범죄도시 2는 그런 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액션 연출 방식을 영화 비평 용어로 표현하면 '원테이크 타격감 중심의 리얼리티 액션'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원테이크 타격감이란, 복잡한 와이어 액션이나 CG 없이 실제 타격처럼 느껴지도록 카메라와 편집을 최소화하는 연출 방식을 말합니다. 덕분에 장면 하나하나가 짧게 끝나도 인상이 깊게 남습니다. 보는 내내 몸이 저절로 긴장되는 느낌이었고, 특히 마지막 버스 안 격투 장면은 좁은 공간에서 마체테를 피하며 상대를 제압하는 흐름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숨을 참고 봤습니다.

마동석 배우가 구사하는 '리버 블로'는 이 영화의 상징적인 액션 기술이 됐습니다. 리버 블로란 간을 직접 타격하는 기술로, 근육량에 관계없이 상대를 순간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어 실전 격투 상황에서도 유효한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1편의 뺨 때리기 장면이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던 것처럼, 이번 리버 블로 장면도 보는 것만으로 몸이 반응할 정도의 타격감을 전해줬습니다.

마석도 캐릭터가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라는 설정 때문입니다. 금천 경찰서 강력반 팀 전체가 각자 역할을 하고, 그 위에서 마석도가 가장 강력한 카드로 등장하는 구조입니다. 이 팀 기반 서사 방식 덕분에 마석도가 등장하는 장면의 무게감이 배가됩니다. 저는 이 구조가 범죄도시 시리즈를 단순한 원맨쇼로 소비되지 않게 해주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죄도시 2가 잘 만들어진 속편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액션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 몰입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됨
  • 마석도가 팀의 가장 강력한 카드로 기능하며 캐릭터의 무게감이 살아있음
  • 리버 블로 등 기억에 남는 시그니처 액션이 명확하게 설정됨
  • 전일만 반장과의 버디 무비 구조가 베트남 파트의 지루함을 효과적으로 차단함

빌런 강해상의 매력과 한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손석구 배우가 빌런으로 나온다는 정보만 알고 봤는데, 나올 때마다 공기가 확 바뀌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용하고 절제된 연기인데도 위압감이 먼저 도착하는 타입이랄까요. 제 경험상 이런 빌런 연기는 과하게 연출하면 오히려 카리스마가 깎이는데, 손석구 배우는 절묘한 선에서 멈췄습니다.

그런데 영화 전체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강해상 캐릭터가 장첸(윤계상)만큼의 존재감을 가졌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망설이게 됩니다. 강해상은 사이코패스적 잔인함과 전투력 면에서 장첸보다 상위에 있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오히려 카리스마는 더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연출의 문제라고 봅니다.

영화 비평 개념 중 '아치 에너미(Arch Enemy)'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아치 에너미란 주인공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위협으로 기능하는 핵심 적대자를 의미하며, 단순한 강함이 아닌 조직력과 지배력을 통해 무게감을 얻는 존재입니다. 장첸은 부하들의 충성심과 조직의 보스로서 지배력을 통해 이 아치 에너미의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반면 강해상은 제대로 된 조직 없이 홀로 움직이는 캐릭터로 설정됐고, 결과적으로 개인 범죄자로서의 강함은 충분히 보여줬지만 조직의 보스가 주는 그 묵직한 위험도는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유머 코드였습니다. 전작에서 장이수는 지역 조폭 우두머리로 나름의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에, 마석도가 그를 가볍게 다루는 장면이 통쾌했습니다. 그런데 2편에서 장이수가 강해상 앞에서 자신을 장첸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은 저로서는 전혀 웃기지 않았고, 오히려 장이수라는 캐릭터를 3류 악당으로 전락시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즉 한 인물이 서사 내에서 성장하거나 변화하는 과정을 고려했을 때, 장이수의 처리 방식은 전작에서 쌓아 올린 캐릭터 자산을 너무 쉽게 소비한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범죄도시 2는 2022년 개봉 한국 영화 중 최고 흥행작으로, 최종 관객 수 1,269만 명을 기록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이 숫자가 보여주듯 시리즈로서의 흥행 공식은 완벽하게 유지됐습니다. 다만 완성도 측면에서, 속편이 전편의 스케일만 키우다가 오히려 집중력을 잃는 '시퀄 징크스(Sequel Jinx)'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시퀄 징크스란 속편이 전편의 신선함이나 서사적 응집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규모만 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결국 범죄도시 2는 재미있는 영화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렇다고 답하겠습니다. 속이 시원해지는 액션, 끊기지 않는 흐름, 마동석 특유의 존재감은 충분히 값어치를 합니다. 다만 1편이 가졌던 서사의 응집력과 빌런의 무게감까지 넘어섰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조금 젓게 됩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아직 안 보셨다면 1편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걸 권합니다. 2편은 그 여운이 남아 있을 때 이어보면 훨씬 더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qt4-z9_8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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