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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리뷰: 단종 유배, 엄흥도, 청령포 유행이 한창일 때 못 본 영화, 다들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야 뒤늦게 보게 되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모두가 왕과 사는 남자를 이야기할 때 다른 영화를 보고 있었고, 4월 26일 영월 단종 문화제 폐막일에야 이 영화를 봤습니다. 타이밍이 어긋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날 본 것이 오히려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단종 유배, 영화가 선택한 시선영화는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이후 노산군으로 강등된 단종이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는 장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왕위 찬탈이란 정당한 왕위 계승 절차를 무력으로 뒤엎는 행위를 말하는데, 역사적으로는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사건입니다. 계유정난이란 1453년 수양대군이 무력을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고 실권을 .. 2026. 4. 26.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리뷰: 참신한 소재, 하정우 연기, 씁쓸한 결말 테러 협박 전화를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영화라고 하면, 뻔하게 흘러가겠다 싶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보고 나서 제 예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제한된 공간 하나, 전화 한 통, 그리고 배우 한 명의 연기만으로 이 정도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는 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참신한 소재: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설정테러 영화라고 하면 보통 어떤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폭발 장면, 총격전, 여러 장소를 넘나드는 추격,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겁니다. 이 영화는 그 공식을 아예 뒤집습니다.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건은 단순합니다. 박노규라는 한 남성이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하며 전화를 겁니다. 30년 전 다리 건설 현장에서 동료 인부 세 명이 사망했지만 .. 2026. 4. 26.
영화 설국열차 리뷰: 윌포드 신화, 커티스 혁명, 계급 구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생충 말고 봉준호 감독 영화를 하나 더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틀었는데, 어느 순간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있었습니다. 설국열차는 단순히 설정이 독특한 SF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꼬리 칸에서 머리 칸으로 올라가는 동안 마주치는 공간 하나하나가 계급 구조를 온몸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장치였고, 보고 나서도 한참 생각이 이어졌습니다.윌포드 신화: 절대 시스템은 존재하는가저도 처음엔 윌포드를 그냥 전형적인 악당 정도로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가 '엔진'을 대하는 태도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에게 엔진은 경배의 대상, 그러니까 물신화(Fetishism)된 절대 존재입니다. 여기서 물신화란 인간이 만든 사물이나 시스템에 신성한 권위를 부여.. 2026. 4. 25.
영화 추격자 리뷰: 사이코패스, 연기력, 한국형 사이코패스를 가장 잘 표현한 한국 영화가 뭐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영화를 떠올릴까요? 저는 고민할 것도 없이 2008년작 영화 추격자를 꼽습니다. 실제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각색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었는데도 온도가 더 내려간 건지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그 서늘한 분위기가 지금도 생생합니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 얼마나 무서운가추격자는 단순한 창작물이 아닙니다. 실제 발생했던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Motif)로 삼아 각색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모티브란 창작의 출발점이 된 실제 사건이나 경험을 의미하는데, 허구의 이야기에 현실의 질감을 입히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실제로 있었던 일이구나"라는 감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 불.. 2026. 4. 25.
영화 곤지암 리뷰: 조회수 욕망, 공포 연출, 현실 공포 유튜버가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가 막 퍼지던 시절, 주변에서 "나도 채널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었습니다. 저도 그 분위기 속에 있었기에 영화 곤지암이 개봉했을 때 받은 충격이 꽤 컸습니다. 픽션인 걸 알면서도,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웠습니다.조회수 욕망이 만들어낸 공포 연출의 구조곤지암은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형식을 채택한 영화입니다. 파운드 푸티지란 실제로 촬영된 영상을 발견한 것처럼 연출하는 기법으로, 관객이 카메라 뒤에 서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극대화합니다. 이 기법은 1999년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이후 공포 장르에서 꾸준히 활용되어 왔는데, 곤지암은 여기에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현대적 장치를 덧씌운 것이.. 2026. 4. 24.
영화 메이즈 러너 1 리뷰: 몰입감, 공간 연출, 세계관 메이즈 러너 1편은 기억을 잃은 채 거대한 미로 안에 깨어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학창 시절에 처음 봤던 영화인데, 오래간만에 다시 꺼내 봤더니 긴장감이 전혀 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처음보다 더 집중해서 봤을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가 왜 지금 봐도 심장이 쫄깃한지, 저 나름대로 뜯어봤습니다.밀폐 공간이 만들어내는 몰입감의 구조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클라우스트로포비아(claustrophobia)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관객을 끌어들입니다. 여기서 클라우스트로포비아란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느끼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 반응을 말합니다. 토마스가 상자 안에서 눈을 뜨는 첫 장면부터 이미 그 압박이 시작되는데, 저는 이 도입부 30초 만에 몸이 긴장되는 걸 느꼈습니다.미로라는 배경 자체가 영화의 핵심 장치입니다. .. 202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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