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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29

영화 카모메 식당 리뷰: 힐링 영화, 핀란드 헬싱키, 치유 서사 스릴러 영화 두 편을 연달아 보고 나서 온몸에 진이 빠진 적 있으신가요. 저도 며칠 전 그 상태가 됐습니다. 도파민을 강하게 자극하는 영화들만 보다 보니 뇌가 쉬질 못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의식적으로 잔잔한 영화를 찾게 됐습니다. 그렇게 골라 본 영화가 카모메 식당이었습니다.힐링 영화가 주는 '각성 수준 조절' 효과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몸이 이완된다는 감각이었습니다. 이게 그냥 기분 탓이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각성 수준(arousal leve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각성 수준이란 우리 신체와 뇌가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스릴러나 액션 영화는 이 수치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내려오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저는 하루에 .. 2026. 6. 12.
영화 아임 유어 우먼 리뷰: 직업 무지, 고립, 모성 솔직히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엔 주인공 진에게 공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른 채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는 설정이, 저로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의문이 오히려 영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고, 결국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남편의 직업을 몰랐다는 게 정말 가능할까저도 처음엔 이게 그냥 영화적 설정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곱씹어볼수록 단순히 허술한 설정이 아니라, 정서적 의존(emotional dependency)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서적 의존이란 특정 인물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지나치게 커져서 그 관계 자체에 의문을 품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름, 나이, 직업을 묻는 것이 거의 관례입니다. 그.. 2026. 6. 7.
영화 아이, 로봇 리뷰: 시대적 배경, 로봇 감정, 로봇 3원칙 2004년에 개봉한 영화 아이로봇의 배경은 2035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0년도 채 남지 않은 미래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틀었다가 문득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솔직히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0년 전 영화가 그려낸 미래가 어느새 현실의 코앞에 와 있다는 것이, 반갑기보다는 묘하게 서늘했습니다.2035년이 가까워졌다는 것의 의미영화가 개봉된 2004년 기준으로 2035년은 31년 후였습니다. 한 세대가 넘는 시간이었으니, 당시 관객들에게 그 배경은 충분히 먼 미래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다시 이 영화를 켰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이게 이제 10년도 안 남은 얘기구나"였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아니라 그 숫자 하나가 먼저 와닿았습니다... 2026. 6. 6.
영화 너의 이름은 리뷰: 시간차, 무스비, 세월호 영화를 두 번, 세 번 돌려봐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딱 그랬습니다. 처음 다 보고 나서 줄거리는 대강 따라갔는데, 뭔가 중요한 걸 놓친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계속 남았습니다. 결국 두 번, 세 번을 더 돌려봤고, 그제야 장면 하나하나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3년의 시간차, 영화가 친절하지 않은 이유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타키와 미츠하 사이에 3년이라는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이 몸이 바뀌는 장면들을 그냥 신기한 판타지 설정으로만 받아들이고 넘어갔던 거죠. 그런데 이 시간차야말로 영화 전체의 비극을 만들어내는 핵심 장치입니다.영화에서 활용되는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비선형 서사(non-linear .. 2026. 6. 5.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리뷰: 알코올 중독, 금단 현상, 가족 회복 저도 처음엔 알코올 중독이 그냥 술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실제로 겪는 분을 본 뒤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알코올 중독 당사자와 그 가족이 어떻게 무너지고, 또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를 꽤 현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알코올 중독과 금단 현상,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알코올 중독이 의지력의 문제라고 반쯤 믿고 있었습니다. "왜 그냥 안 마시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 속 앨리스를 보면서 그게 얼마나 무지한 생각이었는지 조금씩 깨달았습니다.알코올 의존증(Alcohol Use Disorder, AUD)이라는 진단명이 있습니다. 여기서 .. 2026. 6. 5.
영화 최후의 인류 리뷰: 바이러스, 임신부, 포스트 아포칼립스 반도를 보고 나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꽂혔습니다. 여러 편을 찾아보다가 결국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9년이 지난 세계를 그린 영화 최후의 인류까지 닿게 됐는데, 이 영화에서 제가 예상 못 했던 설정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좀비가 들끓는 세상에 임신부가 등장한다는 것, 과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9년이 지난 세계, 좀비보다 낯선 것들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하면 흔히 좀비 떼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장면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후의 인류는 그런 기대를 보기 좋게 빗나갑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솔직히 첫 30분은 좀비 영화라는 느낌보다 황량한 생존 드라마에 가까웠습니다. 일반적으로 좀비 영화는 감염자와의 충돌을 중심축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바이러스가 .. 2026.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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