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29 영화 반도 리뷰: 포스트 아포칼립스, 좀비 서사, 가족애 좀비 바이러스가 한반도를 집어삼킨 지 4년.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미 반도를 떠났고, 남은 자들은 폐허 속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영화 반도는 그 이후를 그립니다. 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막상 반도를 보고 나서는 기대와 실제 사이의 간극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잘 만든 영화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한 이유는 분명히 있었습니다.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리고 반도가 선택한 배경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란 문명 붕괴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 재난이 이미 지나간 뒤,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존재를 이어가는지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재난이 터지는 순간보다 그 이후에 더 끌립니다. 황폐해진 환경에서 누군가가 다시 일어서.. 2026. 6. 2. 영화 패밀리 플랜 리뷰: 배경, 분석, 공감 가족 중에 전직 킬러가 있다면, 여러분은 "그럼 그렇지" 하고 넘길 수 있을까요? 저는 솔직히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영화 패밀리 플랜을 끝까지 보게 됐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웃으려고 틀었던 영화가 예상 밖의 질문을 남겼습니다.코미디인 척하는 액션 스릴러의 배경저는 평소 미국 정통 가족 영화를 잘 보지 않습니다. 뼛속까지 한국인인 제 정서랑 코드가 잘 맞지 않아서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머리를 비우고 싶었고, "코미디 액션"이라는 장르 설명만 믿고 패밀리 플랜을 틀었습니다.영화의 장르를 정확히 분류하자면 액션 코미디(Action Comedy)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액션 코미디란 스릴과 웃음을 동시에 추구하는 장르로, 긴장감 있는 시퀀스와 유머 코드를 교차 배치하는 구조를 가집니.. 2026. 6. 1. 영화 실종 리뷰: 신선한 소재, 반전 구조, 구원의 의미 솔직히 저는 예고편 하나에 이렇게 홀딱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우연히 영화 실종의 예고편을 마주쳤는데, 첫 장면부터 뭔가 달랐습니다. 딸이 아빠를 찾으러 나선다는 설정 하나만으로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고, 그날 바로 찾아봤습니다.신선한 소재가 만들어낸 긴장감실종 서사(Missing Person Narrative)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 이 영화는 꽤 파격적인 선택을 합니다. 실종 서사란 특정 인물이 갑자기 사라지고 남겨진 이가 그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 구조를 말합니다. 보통 이 구조에서는 아이가 사라지고 부모가 찾아 나서는 것이 거의 공식처럼 굳어져 있습니다.그런데 영화 실종은 그 공식을 뒤집습니다. 사라지는 쪽이 아빠이고, 찾아 나서는 쪽이 학생인 딸 카에데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 2026. 5. 28. 영화 배틀 오브 머신 리뷰: 좀비 로봇, 인공지능, 생존 액션 솔직히 저는 좀비 영화에서 인간과 좀비 외에 제3의 존재가 등장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좀비 세계관이라면 당연히 인간이 좀비를 피해 도망치거나 싸우는 구도가 전부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러다 배틀 오브 머신을 보고 이마를 탁 쳤습니다. 로봇이 좀비와 맞서 싸운다는 발상이 왜 진작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좀비 세계관에 뛰어든 로봇, 그 배경은배틀 오브 머신은 동남아 제약회사에서 유출된 바이러스로 세상이 무너지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특수요원 맥스는 좀비로 가득 찬 도심 한복판에 잠입해 구출 대상인 주드를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주드는 해당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내부 고발자 성격의 인물입니다.일반적으로 좀비 영화의 공식은 정해져 있다고들 합니다. 소수의 생존자가 무.. 2026. 5. 27. 영화 좀비랜드 1 리뷰: 장르 공식, 서사 구조, 유머 코드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웃음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2009년 개봉한 좀비랜드는 북미에서 제작비의 7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며 그 편견을 정면으로 부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좀비와 재미가 공존한다는 말이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장르 공식을 비트는 방식이 핵심이었다좀비 영화는 오랫동안 호러 장르(Horror Genre)의 하위 범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호러 장르란 공포, 불안, 혐오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의도적으로 자극하여 관객의 감각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장르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장르가 수십 년간 반복하면서 클리셰(Cliché)가 굳어졌다는 점입니다. 클리셰란 특정 장르에서 너무 자주 반복되어 예측 가능해진 서사 패턴을 뜻합니다. 하지 말라는 곳에 .. 2026. 5. 25.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 운명적 만남, 현실적 사랑, 이별 후 성장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목이 이상해서 한 번 눌러봤을 뿐인데, 다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랑 이야기는 해피엔딩이거나 비극으로 끝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그 어느 쪽도 아니었습니다. 사랑하고, 지치고, 헤어지고, 그래도 살아가는 이야기. 그게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제목이 이상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 이 영화와의 운명적 만남영화를 고를 때 저는 보통 제목에서 내용이 어느 정도 짐작되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제목만으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조제가 사람 이름인지도 몰랐고, 호랑이와 물고기가 왜 등장하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눌렀습니다.영화는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 2026. 5. 24. 이전 1 2 3 4 5 다음